8월15일 연휴를 이용해서 안면도에 다녀왔다.
14일 저녁예배를 마치고 안면도로 1박2일의 짧은 가족 여행을 출발.
자주가는 안면도여서 휴가라는 감흥은 적었지만 늘 평온하고 복잡한 세상과 격리되는 느낌에 안면도 방문은 언제나 즐거움이 있다.
마침 처형부부도 안면도에 오셔서 오랜만에 처가댁 식구들은 새벽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한참을 보냈다.
다음날 이른 아침, 작년부터 미루었던 망둥이낚시를 가기로 했다. 동네 염전 옆 바닷물을 가두어둔 웅덩이에서 망둥이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조카를 앞세우고 저수지로 향했다.
벌써 논에는 벼들이 부쩍 자라있고 알곡이 차기 시작하는 벼들도 종종있었다.
형님댁 고추하우스 옆으로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오래된 흙집이 있는 비포장 도로로 10여분 들어가면 조그마한 저수지가 나타난다.
다니는 사람이라곤 나 밖에 없을것 같은, 이제는 농로로 사용되는 조용한 흙길.
X 표시된 곳이 내가 내려온 길을 가르키고 있다. 염전까지는 차가 들어와서 소금을 날라야 하기 때문에 입간판을 세운것이 아닐까?? 어쨌든 나는 차로는 갈수 없는 조용한 길을 통해서 저수지로 내려왔다.
우리 딸들은 처음해보는 낚시에 기분 좋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해주고.
예원이는 미끼를 끼우로 낚시를 담그자 마자 손바닥만한 망둥어를 낚아 올렸다. 잡고 보니 자기스스로도 신기한가 보다.
처음 잡은 망둥어
미끼를 교체해 주고 내 낚시에 미끼를 끼울틈도 없이 한마리더
이 후로는 덜 했지만 처음 시작은 숙달된 낚시꾼 같았다.
서서, 앉아서, 여기서, 저기서 다양한 포즈로 낚시에 열중하는 예원이
우리 조카도 커다란 녀석으로 한마리.
1시간 반정도 하고 보니 슬슬 지루해 져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빨간고무 양동이안에는 40여마리 정도가 잡혀 있다.
망둥이는 민물고기처럼 매운탕으로 먹거나 회로 먹기도 하고 말려서 겨울에 먹기도 한다고 한다.
이날 잡은 망둥어는 형님댁에 놓고 우리는 광어와 우럭 회를 떠서 저녁식사를 했다.
아시는 분들고 있고 해서 안면도에서는 언제나 방포수산에서 회를 떠서 먹는다. 늘상 한가할때만 방포수산에서 회를 사왔었는데 이날은 피서객들로 시장안이 복잡복잡 했다. 사진의 건물에서 고기를 사면 파랗거나 빨간 소쿠리에 생선을 담아 주신다. 그러면 펄떡펄떡 뛰는 생선이 담긴 소쿠리를 들고 옆건물로 가서 회를 뜨게 된다. 회뜨는 건물은 성수기에는 줄이 몇십미터씩 된다고 한다.
살아서 펄떡거리는 생선을 들고가는 경험도 색달랐다. 비수기때는 바로 자리에서 회를 떠주었던걸로 기억된다.
방포수산에서 바라본 할매바위. 이날은 물이 만조여서 바위들이 잠겨 있다.
조용한 시골에서의 생활은 잠시나마 시름을 잊게 해준다.
늘상하는 나이가 조금 더 들면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서 한적한 여생을 보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번에도 어김이 없이 나를 찾아 왔다 지나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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