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아주 아주 오래된) 책입니다.
기술이 워낙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라 벌써 의미가 많이 퇴색한 책이 되어 버렸지만 책꽂이 한귀퉁이에 살아 남아 있다가 결국 올해 읽어야 할 책 목록에 포함되었습니다. 우연찮게 때를 맞춰 아는 지인도 이 책을 읽었다는 정보를 보고 얼떨결에 읽기 목록 순서를 조금 변경해서 빠르게 읽어 봤습니다.
지인의 말대로 오래되어도 너무 오래된 이야기 이더군요…. 그래서 약간의 향수까지 불러 일으키는 책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MS가 당대에 얼마나 열심히 고객을 위해서, 과거 호환성을 위해서, 심지어는 저 같은 사람이 문서화 되어 있지 않은 방법을 사용해서 만든 문제를 일으키는 코드들까지 감싸 안으려고 했는지 고마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소스코드가 나오는 대부분은 스킵하거나 대충 슈도 코드 읽듯이 편하게 읽으면 좋을 책. 몇 가지 내용들은 아직도 한번쯤 고민해 볼 만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MS의 당시 개발 분위기도 살짝 엿볼 수도 있고 소소한 몇 가지 뒷이야기도 재미 있습니다.
윈도우 오류보고 기능인 닥터 왓슨의 유래는 낭만적이기도 합니다. 레지스트리 파일 이름이 하이브가 된 것은 단지 벌을 싫어하는 동료 개발자를 괴롭히기(?)위해서 벌에 관한 것이 최대한 많이 언급되게 하려는 의도랍니다.
심각하지 않게 옛 물건을 모아 놓은 박물관을 주욱 훑어보는 마음으로 간단하고 빠르게 훑어 볼 책.
요령은 다음과 같다. '정확하게 꽂으셨나요?'라고 질문하지 않는다.
만약 이렇게 묻는다면 ,사용자들은 모욕감을 느끼고, 실제로 확인해 보지도 않고 성난 목소리로 '물론이지요! 내가 바보인줄 아세요?' 라고 말할 것이다.
그 대신 이렇게 말해보라, "좋아요. 가끔 커넥터에 먼지가 묻어서 접속 불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커넥터를 빼서 먼지를 분 다음, 다시 꽂아주시겠습니까?"
…………………………..
이 기법에는 많은 변형이 있다. 예를 들어, '분명히 켜졌나요?'라고 묻는 대신, 끄고 다시 켜라고 요청한다.
오버클럭킹을 감지하고 '귀하의 컴퓨터는 오버클록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시스템 중단을 야기 할 수 잇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 마이크로소프트가 또 소프트웨어 버그의 잘못을 우리에게 뒤집어 씌우는구나'라는 비난만 받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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